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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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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6 10:43 작성자by. su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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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주산교육 붐
디지털 세대 아날로그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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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이 되살아나고 있다. 전자계산기와 컴퓨터 물결에 떼밀려 세월의 뒤켠으로 사라졌던 주산이 근래 초등학생들의 연산교육용으로 '붐'을 이루며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일선 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으로 주산 수업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자취를 감췄던 사설 주산학원들도 최근 1~2년 사이 대거 생겨났다.

주산은 10여년 전까지 일상생활에 있어 중요한 도구였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 취직하려면 주산이 필수였고, 공무원시험 때 주산급수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받았다. 그런 까닭에 동네마다 주산학원 간판이 흔했다. "과거 부산에만 주산학원이 수천개 있었다"고 이동림(63·부산 동래구 사직동 노벨주산학원 원장)씨는 회상한다. 요즘 '토익'처럼 너도나도 주산학습에 열을 올렸다.



#주산 강사 인기도 급상승

주산이 되살아나면서 주산강사도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펴낸 '한국직업사'에서 주산강사를 '사라져가는 직업'으로 분류했으나 이제는 '다시 돌아오는 직업'이다.

주산공부방 개설을 준비중인 윤외숙(여·48·해운대구 재송동)씨. 지난 80년대 부산에서 7년간 주산학원 강사를 하다 그만둔 뒤 14년 만에 복귀하는 터라 감회가 남다르다. 이 일을 위해 그동안 여러 주산지도자 교육프로그램에 쫓아다닌 그는 "주산 열기가 높아지면서 주산강사가 되려는 사람이 꽤 있다"고 얘기했다.

주산보급업체 '주산과 암산'의 강상국(37·창원시) 대표는 "학창시설 주산을 배웠던 30대 주부들이 필요성을 재인식해 주산공부방을 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셈학습(주산)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배출한 인원은 40여명. 지난 18일 문을 연 제5기 과정에서는 열흘전부터 30여명이 접수할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

수강자는 대부분 20대 후반~40대 후반 여성들. 간혹 남성도 1~2명 눈에 띈다.


부산에서 활동중인 주산강사들이 동래구 사직동 노벨주산학원 강의실에 모여앉아 70~80년대 주산 전성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센터 김미향(29) 간사는 "수강자 가운데 취업(창업) 목적과 자녀지도 목적이 각각 50%로 비슷하다. 또 과거 주산을 했던 유경험자는 80%이고 무경험자는 20%가량 된다"고 말했다.

김해 창원 등지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도 주산식 셈지도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산 붐을 반영하듯 대학 평생교육원(사회교육원)에서도 주산암산 지도자 강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동아대와 동부산대는 주산강사를 원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올 12월까지 15주 과정의 지도자 교육에 들어간다. 울산기능대에서도 비슷한 기간에 강좌를 개설, 운영한다.

동부산대 평생교육원 관계자는 "주산이 지능계발과 기억력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재인식되는 상황에서 관련 지도자 양성과 주산교육 활성화를 위해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산은 1980년대 후반 컴퓨터 전자계산기 보급에 따라 급속히 쇠퇴하기 시작해 90년대 들어선 거의 소멸됐다. 2001년에는 교과서에서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아이들의 뒤떨어진 기초수리·셈 능력을 키우는데 주산만한 게 없다' '머리를 사용하는 주산이 지능계발에 좋다'고 새롭게 인식되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3개월전부터 아들(초등 2년)을 주산학원에 보내고 있는 김경진(여·38·부산 남구 용호1동)씨. "아이가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계산하는 주산을 배우는 게 학습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어요."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덧셈 뺄셈 능력이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의 주산학원은 150~160여개로 추산된다. 경남 지역은 대략 250여개.

지난해 3월 주산과 초등학교 수학을 접목시킨 프랜차이즈 학원을 시작해 주산 부활에 불을 지핀 '예스셈'은 1년여 만에 전국적으로 2500여개의 가맹학원을 내 화제를 모았다.

이 업체 부산지역본부의 장병민 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산 열기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부산에서는 올해초부터 서서히 붐이 일어나는 추세"라고 얘기했다.

과거처럼 주산 하나만 가르치는 학원은 드물다. 다른 학습과목과 병행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주산만 전문으로 하는 학원도 더러 있다. 또 일반 단과 또는 보습학원에도 주산 관련 문의전화가 잦다.

15년전 주산학원에서 단과학원으로 간판을 바꾼 B학원(부산 남구 민락동)측은 "최근들어 '혹시 주산을 가르치느냐'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고 말했다.

주산을 특기적성교육으로 도입하는 초등학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송정·기장·반여 등 3개 초등학교가 지난 5, 6월부터 교육을 시작했으며 우암초등학교에는 앞서 지난 4월 개설했다.

또 동상·명동 등 시내 5~6개 초등학교들이 올 2학기부터 특기교육으로 주산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양동평(53·우암초등교 주산강사)씨는 밝혔다.

주산 수강 학생은 학교당 20~30여명으로 많지 않다. 학교측은 초창기인데다 주산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수강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주산 열기가 높아지자 지난 5월24일 서울에서 10년만에 처음으로 전국주산대회가 열렸다. 없어진 급수시험도 (사)전국주산수학암산교육회를 중심으로 다시 추진되고 있다. 이 단체는 주산 쇠퇴에 따라 정보산업교육연구회로 바뀌었다가 올해 7월 다시 주산교육회로 되돌아왔다.

주산수학암산교육회 윤대림 이사장은 "과거의 주산교육이 계산능력에 치중했다면 지금은 주산을 이용한 암산교육으로 수학의 학습능력 향상에 접목해야 주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주산 교재도 옛날 급수문제 형태에서 탈피해 수학과 연결된 내용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주산암산연맹 한국위원회 김선태 사무총장은 주산교육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기초 과학교육의 근간은 수(數)에서 출발한다. 주산이 15년가량 사장(死藏)되면서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수리능력 저하가 초래됐다"는 주장이다.

지난 7월 그리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은 전년도 성적(6위)보다 크게 떨어진 종합 12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1위, 미국이 2위, 베트남이 4위, 일본이 8위에 올랐다. 같은 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주산암산수학대회에서는 우리나라 유소년들의 암산 능력이 최하위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도 주산 열기가 뜨겁다. 인터넷 다음 카페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은 2800여명에 이른다.

주산 붐을 타고 관련 단체들 사이에 주산을 초등학교 교과서에 다시 수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주산단체는 이를 위한 홍보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또 교육부가 2006학년도부터 초등교육체계를 특별활동 중심으로 개편키로 한 것도 주산 붐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정규 교과 수업은 오전에만 하고 오후에는 창의성·인성·특기적성 교육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바꾼다는 방침이어서 주산교육 열기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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