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patzzi.com) (200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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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6 10:44 작성자by. supan본문
요즘 엄마들 사이에 주산 교육이 붐이다. 두뇌 개발과 집중력 발달은 물론 수학의 기본이 되는 연산력을 탄탄하게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주산 교육의 매력. 관심만 있다면 엄마가 직접 가르칠 수도 있다는데… 주산 교육, 할까 말까 찬반 양론.
어린아이들에게 수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키워주기란 사실 쉽지 않다. 1부터 100까지의 수를 읽고 쓸 줄 안다고 해서 수 개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 개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양과 크기를 알고 비교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산은 주판알을 하나씩 옮기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 개념을 익힐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큰 수에 대한 개념도 저절로 생긴다. 원리만 알면 일일이 손가락을 펴서 셈을 하는 과정을 뛰어넘어 큰자리 숫자의 연산도 쉽게 할 수 있다.
주산 교육의 또 하나의 장점은 10진수의 체계를 이해한다는 것. 고학년이 되면 5진수, 2진수를 배우는데, 주산을 하면 10진수가 5진수, 2진수로 변환하는 것을 굳이 외울 필요 없이 진법의 개념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주산은 기본적인 수 개념에서부터 고차원의 진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학적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수학 교육법이다.
수학 교과 내용이 점점 다양해지고 문제 방식도 단답형이 아닌 주관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학의 기본은 뭐니뭐니 해도 연산력이다. 연산력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제를 충분히 이해했더라도 오답을 내기 쉽다. “수학은 잘하는데 산수를 못한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수학 문제의 경우 과정만큼이나 정답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연산력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이고, 고학년이 될수록 누가 정확하게 빨리 연산을 해내는가 하는 것이 점수와 직결되기도 한다. 실제로 수능시험에서 많은 학생들이 시간이 모자란다는 어려움을 털어놓는데, 주산식 암산이 기본이 되어 있다면 시간 때문에 문제를 놓치는 일은 없게 된다. 즉, 계산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논리적 사고력도 좋은 것은 아니지만, 계산 능력이 좋으면 차분히 생각할 시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므로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얻게 되는 셈이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연산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볼 때, 주산을 배우면 연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나아가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주산 교육이 두뇌 개발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손가락으로 주판알을 계속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소근육 발달은 물론 우뇌 발달에도 큰 도움을 준다. 또 주산이 익숙해지면 주산식 암산이 가능한데, 이는 단기간에 기억했다가 잊어버리는 기억 방법과는 달리 우뇌를 사용한 직관상의 기억으로 장기간 없어지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이러한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머릿속의 이미지를 쓰는 것은 여러 가지를 상상하거나 사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는 창의성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러한 이미지 능력은 꾸준히 주산식 암산을 훈련하면서 생기게 된다.
무엇보다 주산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아주 효과적이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학습을 반복하면서 집중력이 커지고 동시에 숫자를 주의깊게 읽어내는 능력이 높아진다.
주산과 암산이 수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연산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주산은 다른 과목과는 달리 따로 주산을 배우지 않은 엄마가 집에서 가르치기는 어려운 과목. 따라서 주산을 배우기 위해서는 주산 전문 학원을 따로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 국어·수학·영어 등 교과별 학원에 피아노·태권도·미술 등 특기 학원까지 1주일 내내 사설 학원을 옮겨다니며 수업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주산 학원은 또 하나의 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주산 학원에서 주산뿐만 아니라 교과 학습까지 연계해 수업을 하고 있지만, 학교 진도 맞추랴, 주산 배우랴, 선행학습까지,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주산 전문 학원에서는 아이가 주산식 암산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6개월~2년 정도라고 한다. 아이의 연령과 수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대개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취학 전에 배우면 암산 능력은 커지지만 소근육 발달이 충분하지 않아 주산을 능숙하게 다루는 데 어려움이 있고, 초등학교 4학년 이후에는 주산을 다루는 능력은 충분하지만, 이미 필산에 익숙해져 주산식 암산을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2년을 투자해 평생 동안 완벽한 연산 능력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2년 동안 주 3회 이상 학원에 다니고 집에서 꾸준히 연습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3~4개월 정도 주산 학원에 다니다가 그만둔 아이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필산식 속셈과 혼란이 생겨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이왕 주산을 배우기로 했다면 그만한 시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할 것.
부모들의 어린 시절 그토록 유행하던 주산이 하루아침에 싹 사라진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근본적인 이유는 컴퓨터의 등장이겠지만, 교육 과정의 변화도 한몫을 했음에 틀림없다. 현대는 체험수학의 시대이다. 수학 교과서를 들춰보면 알겠지만, 예전처럼 ‘3+5=8’ 같은 형태의 문제는 없다. 모든 문제가 이해력을 필요로 하는 응용문제이다. 즉, 계산을 빨리 하는 것보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수학 공부의 관건은 빠른 연산 능력이 아니라 문제 이해력과 사고력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또 수학의 분야가 연산 외에도 분류·측도·비교·도형 이해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는 만큼 연산에 대한 부담을 너무 많이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수 개념이 없는 유아들의 경우 주산을 통해 수에 대한 감각을 키워주는 것은 분명히 효과가 있다. 어릴수록 주판을 머릿속에 이미지화시켜 연산을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어린 유아기에 주산 교육에만 치중하다 보면 다양한 수학 개념을 익히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아이가 ‘수학=계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주산 교육은 특성상 ‘이만오십구원이요 삼천팔백구십칠원이요… 육십칠만오천이백사십원이면’ 등의 연산 문제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연습해야 하는 만큼, 자칫 아이들에게 수학은 지겨운 반복 학습이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 전문 학원에 보낸다
최근 가장 널리 알려진 주산 학원은 예스셈(www.)으로 예전의 단순 기능 중심의 주산 교육이 아니라 주산에 인터넷과 수학 교육을 결합하여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예스셈은 현재 전국에 2천5백 개의 체인 학원을 낼 정도로 주산 열풍을 이끌고 있다. 만 5세부터 수업이 가능하며, 주 2~3회 진행된다. 예스셈 외에도 주산과 암산(www.supan.net), 암산왕 영재스쿨(www.amsanking.co.kr) 등에서 전국 체인 학원을 운영 중이다.
2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다
주산을 배울 수 있는 사이트는 주산과 암산(www.supan.net). 주산의 기본 개념을 익힐 수 있고 주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교재와 주판을 판매하고 있다. 웅비미디어(www.woongb.com)는 교재만을 제작, 판매하는 곳으로 『숫자와 주판의 만남』이란 교재와 『주산연습 실습장』이란 문제집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주산 교육은 실제로 주판알을 튕겨보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러한 사이트에서 주판과 교재를 구입한 다음 실제로 주산을 배워보는 것이 좋다.
주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다음카페의 주사모(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이용하면 좋을 듯.
3 엄마가 직접 가르친다
그동안은 주산 교육의 선발 업체인 예스셈이 독점적으로 교재와 주판을 팔아왔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주판과 교재를 선택해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가 주산을 할 줄 안다면 집에서도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다. 전문적으로 주산을 가르치고 싶다면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하는 주산셈 지도사 과정을 이수한 다음 가르칠 수 있다.
기획 : 전유선(레몬트리) | patzzi 표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