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9시뉴스 2007년 4월 2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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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6 10:59 작성자by. supan본문
2007년 4월 22일 (일) MBC 9시뉴스
다시부는 '주산' 열풍
[뉴스데스크]
● 앵커: 전자계산기와 컴퓨터에 밀려 잊혀졌던 주산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몇 차례 부도위기를 맞았던 주판공장들이 수출에 나설 정도라고 하는데요.
오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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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이 장면. 일본에서 매년 개최되는 '전일본주산선수권대회'입니다.
8단 이상의 고단자만 430명이 참가한 작년 대회에서 한 한국 여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성적은 120등, 하지만 23년만에 주판을 다시 잡은 게 화제가 됐습니다.
주인공 민귀영씨는 올해 43살, 고 2때 입신의 경지라는 주산 10단을 땄습니다
그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판을 놓았지만 지금도 6자리 곱하기 5자리 정도 계산은 암산으로 5초 안에 답을 낼 수 있습니다.
최근 주산 암산의 교육효과에 관심이 커지면서 민씨는 직장을 그만 두고 연구소를 차렸습니다
● 민귀영/비타브레인연구소장/주산10단 : "지금은 단정지을 수 없고 저도 공부를 하고 있지만, 뭔가 두뇌에서 숫자를 읽히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두뇌훈련이라고 생각하고요..."
서울의 한 학원
● 인터뷰 : "주판을 잡고, 자세를 바르게" "···46이오 873이오 21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주산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 최아정/초등학교 3학년 9급 : "공부를 잘하게 돼요.수학공부.."
● 이미연/학부모 :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요, 그 시간을 숫자 개념이 늘다보니까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격검증시험도 다시 생겼습니다.
● 강상국/ 한국 주산협회 회장.주산10단 : "아이들이 주산을 배우고 난 다음에 성취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좀 만들어줘야겠다..."
이런 열기는 어른에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산 교사의 수요가 늘다보니 지도자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겁니다.
● 김희정/수강생 : "지금 아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아기가 태어나면 아무래도 아이 기르면서 공부방을 하면서 아이한테도 가르칠 수 있고 그래서.."
● 방성진 교수/아주대 수학과 : "암산하는 데 상당히 유리해져서 수학하는 데까지 연결이 된다 그러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한 때 전성기를 누렸던 주산이 거의 사라졌다 부활한 것처럼, 주판 공장도
같은 운명을 겪었습니다.
60년 전통의 주판 공장..
올해 예순 다섯의 김정수씨는 가업을 이어받아 40년 동안 주판만 만들었습니다.
나무를 손으로 깍던 시절, 한 때 직원 100명을 두었던 큰 공장은 전자계산기에 밀려 몇차례 부도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칼라 주판을 만들고, 월 3만개 매출에 일본에 수출까지 하게 됐습니다.
● 김정수/주판업체 40년 운영 : "유지해 온 게 내가 생각해도 기적같아요.
보통 힘든 게 아니예요. 이 사업이 돈이 좀 될 만하면 이놈 저놈 떼거지로 몰려오거든..."
올해 8월엔 주산 종주국 중국에서 세계 대회가 열립니다.
한 때 주산 대회를 휩쓸었던 우리 학생들의 모습을 곧 다시 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MBC 뉴스 오상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