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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2006.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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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6 10:54 작성자by. su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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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리포트 .12] 주산 배우는 아이들
디지털시대 '두뇌계발 아날로그 셈법 붐'
계산·집중·창의력 쑥쑥 "공부에 자신감 생겨요"
주산학원수 5년만에 50배 ↑
초등 5학년생 이하 주로 배워
'주산교육사' 지원자도 급증

/글=이진상기자 rhine@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22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주산과 암산' 대구교육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이 열심히 주판을 놓으며 주산을 배우고 있다.

아날로그시대에 인기있던 주산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계산기의 등장으로 역사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지만 최근 아이들의 계산력과 집중력, 창의력 등 두뇌계발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때문이다.

22일 오후 4시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주산과 암산'산하 대구교육센터. 초등학생 10명이 교재를 보며 주판 알을 신속하게 튕기고 있다. 왼손으로 주판을 잡고 오른손으로 연필을 쥔 채 문제를 보고, 주판을 놓은 뒤 답을 적는다. 대구교육센터 이잠태 대표(여·44)는 학생들에게 "곱셈 문제 이제 끝. 다시 나눗셈 문제 7분간 푼다"라며 '시작'이라고 외친다. 학생들은 자세를 고정한 채 다시 눈길을 옮겨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이종훈군(11·경동초등 5년)은 "주산을 배우기 전에 숫자를 보면 따분했지만 이젠 수학이 재미있고, 수학이 재미있으니 공부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주산을 배우고 나서 계산력이 좋아지고, 계산능력이 올라가자 수학도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1년이상 배우면서 급수가 하나씩 오르고 성취감도 한층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초등 1학년때 처음 주산을 배워 이제 3급에 소수 나눗셈까지 암산할 수 있다는 황제웅군(10·동원초등 4년)은 "처음에 많이 틀리고 기분도 나빴지만 이제 머릿속에 주판을 그리면서 암산하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주산을 배우려 오는 학생은 60여명. 2004년 11월 문을 열 당시 6명에 비하면 무려 10배로 늘었다.

국제주산수학연합회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2001년 전국 주산 학원수는 100개 미만에 주산을 배우는 학생수는 200명 남짓이었으나 2003년부터 붐이 일어나면서 올해 학원수가 5천여개에 이르고 주산교재 발행권수로 미뤄 학생수는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래 주산은 급수를 따서 공무원시험이나 입사시험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로 이용됐지만, 이제는 초등학생들의 두뇌계발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교육적 효과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대상도 상업고를 중심으로 한 고교생이었으나, 현재는 숫자개념이 있는 6세부터 초등 5학년까지가 주요대상이다.

예전에는 주산학원에 가면 △호산 △호산암산 △운지법 등을 차례로 한 뒤 주산문제집을 풀고 집에 갔지만, 지금은 하루 수업시간이 50분이라고 가정할때 일일학습장정리 1분, 청각집중력훈련 3분, 명상 3분, 뇌활성화체조 3분, 운주운지연습 3분, 호산 및 호산암산 5분, 주산문제집 연습 30분, 자기반성 2분 등을 하도록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아이들의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이는데 비중을 두고 있는 셈이다.

검정 방식도 바뀌었다. 2000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던 주산급수 시험이 없어졌지만, 사단법인 전국주산교육회와 국제주산수학연합회 한국위원회 등 2곳에서 주산암산자격인증과 주산암산지도자 인증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험시간이 10분에서 7분으로, 30문제에서 15문제로 줄이는 등 초등학생에게 적합한 검정방식으로 달라졌다.

'주산과 암산' 산하 대구교육센터 이잠태 대표는 "학원에 오는 학생들은 모두 부모의 권유로 이곳에 오지만, 어느 정도 주산을 배우고 나면 숫자개념도 확립되고 계산에 자신이 생겨 학생들이 스스로 주산급수를 올리려고 계속 다니게 된다"며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로 연산을 하고 있는 탓에 계산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주산은 계산력에다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과목"이라고 했다.

주산을 배운 뒤부터 시험때마다 수학과목에서 100점을 얻는 권민정양(9·중앙초등 3년)의 어머니 하수정씨(36)는 "제가 초등학생때 주산을 잠깐 배운 적이 있어 아이들의 두뇌계발에 좋고, 숫자개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같아 주산을 시작했다"며 "1년 반이 지났는데 민정이가 큰 숫자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있어 주산을 배우게 한 게 잘한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주산 붐이 일면서 주산을 가르치는 자격을 인증하는 '주산활용수학교육사'를 지원하는 성인도 늘고 있다.

대구대·부경대·경성대 등 평생교육원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한국대학부설평생교육원협의회에서 1년간 90시간을 수강하면 주산활용수학교육사라는 명칭의 민간자격증을 주고 있다.

국제주산수학연합회 한국위원회 이사이자 '주산과 암산' 대표인 강상국씨는 "과거 주산교육을 받은 30~40대 부모가 주산이 가지는 교육적 효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주산교육을 시키는 것은 하나의 시대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해마다 주산급수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이 늘어 지난해 4번 실시했지만, 앞으로는 6번 이상으로 늘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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