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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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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6 10:42 작성자by. su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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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 `퇴출'?..어림없는 소리>

연산교육에 으뜸, 초등생 주산붐 타고 `부활'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학부모 정모(33)씨는 지난 달부터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을 주산학원에 보내고 있다.

정씨의 딸은 처음에는 난생 처음보는 `이상한 물건'에 "새로 나온 인라인스케이 트냐"며 의아해 했지만 지금은 두자릿수 덧셈, 뺄셈은 암산으로 척척 해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정씨는 "초등학교 수학은 연산이 80% 이상인데도 딸이 어렸을 때부터 저절로 계 산해 주는 컴퓨터에 익숙하다 보니 셈 능력이 떨어져 걱정했는데 이제 반에서 손꼽 힐 정도로 셈을 잘한다"며 "이웃 학부모도 주산학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시험장에 계산기는 들고가지 못해도 암산은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수 학시험에 도움이 될 뿐아니라 셈의 원리 이해에도 주산만한 게 없는 것 같다"고 `주 산 예찬론'을 폈다.

70년대말~80년대 초 전성기를 구가하다 첨단 컴퓨터와 계산기에 떼밀려 기억속 에서 사라져 버렸던 주산이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연산교육용으로 `붐'을 이루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주산은 10여년 전까지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일상생활에 필수도 구였지만 컴퓨터와 계산기의 등장으로 `구식'이라는 꼬리표를 달면서 급속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최근 초등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서 셈의 원리를 깨치고 암산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방법으로는 주산 이상이 없다는 `복고' 열풍이 불면서 자취를 감췄던 주산학원이 대도시 한복판에 속속 생겨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의 폭풍에 휩쓸렸던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아날로그'식 셈 도구가 당 당히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단순한 `클릭'만 하면 되는 컴퓨터에 비해 주산은 작은 주판알을 손가락 으로 빠른 속도로 섬세하게 다뤄야 하기 때문에 지능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주산 예찬론자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3월 초등학교 수학교육과 주산을 결합해 학원을 낸 Y사는 1년 남짓 만에 전국에 2천500여개의 체인학원을 냈다.

이 회사의 홍동렬 이사는 "학부모들이 셈 교육을 시키려고 별의별 방법을 다 동 원했지만 결국 주산만한 것이 없다는 결론으로 돌아왔다"며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 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주산이 이처럼 화려하게 부활하자 지난달 24일 서울 덕수상고에서 10년만에 `전 국 주산대회'가 열렸고 300여명이 참가, 성황을 이뤘으며 지금은 없어진 급수시험도 전국주산연합회를 중심으로 다시 추진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판을 만드는 회사도 다시 살아났다.

국내 대표적인 주판제조업체인 용인의 고려주판 측은 "지난해 초부터 주판이 팔 려나가 올해에는 판매량이 주판 붐이 일기 전에 비해 10배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주판 디자인도 예전처럼 23줄짜리 나무로 만든 검정색 틀에 갈색 주판알이 아니 라 11줄짜리로 축소돼 휴대가 간편할 뿐 아니라 어린이의 취향에 맞게 주판알 색깔 도 `컬러풀'하게 변신했다.

목동 아파트단지에는 현재 10여개의 주산학원이 생겨났으며 학창시절에 주산을 배웠던 주부들이 주산 공부방을 열고 있다.

주산 공부방을 연 박현미(32)씨는 "학교 다닐때 1급이었는데 아파트에서 주산을 배우려는 초등학생들이 늘어 여성인력센터에서 주산을 배워 공부방을 열었다"며 "초 등학생 연산능력에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게 학부모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주산보급업체인 ㈜주산과암산 강상국 대표는 "초등학생 뿐 아니라 빠른 암산 능 력이 필요한 입시학원까지 주산이 보급되고 있다"며 "컴퓨터 학원이 주산교육을 병 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hskang@yonha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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