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조선일보] 2009년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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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6 11:08 작성자by. supan본문
주산암산자격검정시험 '단급' 첫 합격한 한영준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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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읽기도 벅찬 이셈을 ‘암산’으로 가뿐히 해결하는 어린이가 있다. 부산 해림초등학교에 다니는 한영준 군(5년)이 그 주인공이다.
영준이는 지난달 한국주산협회가 주최하는 제19회 주산암산 자격검정시험 ‘단급’시험에 응시해 5일 합격 통보를 받았다. 협회 측은 “주산과 암산 능력을 함께 평가하는 이 시험에서 ‘단급’합격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영준이가 처음 주판을 잡은 것은 3학년 때였다. 주산이 집중력을 기르는 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과후학교 특기적성 ‘주산과 암산’반 수업을 듣기 시작한 것이다.
▲ 주산암산 검정시험에서 ‘단급’에 합격한 한영준 군이 주산 연습을 하고 있다.
손이 빠르고 승부욕이 넘쳤던 영준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씩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실력이 늘자 “나도 선생님처럼 빨리 계산해 보겠다”며 ‘선생님 따라잡기’를 선언하는 등 주산에 재미를 붙여갔다.
급수를 높여가며 자격시험을 치기 시작했고, 지난해 6월 어렵다는 1급 시험에 한 번에 합격했다. 이어 2008년 8월 국제 주산암산 수학경기대회에 출전, 4학년으로서 5·6학년들을 제치고 고학년부 대상을 차지했다. 또 올 1월에는 제2회 전국 주산과 암산 대회에 나가 대상인 경남도교육감상을 받았다. 실력은 이미 전국 최고라고 입증받은 셈이었다.
하지만 영준이는 내친김에 ‘단급’시험까지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영준이는 “내가 되면 ‘최초’라는 선생님의 말에 더욱 욕심이 났다”고 웃으며 말했다.
단급 시험공부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하루 한두 시간씩 의자에 앉아 꼼짝도 안 하고 집중해서 계산 연습을 하고 있으면 머리도 아프고 다리에도 쥐가 났다.
수준이 너무 높다 보니 함께 공부할 친구도 없었다. 제대로 된 단급 교재가 없어서 특기적성 교사 남필경 선생님이 예전 문제들을 모아 복사해 준 것으로 시험을 준비했다.
연달아 두 번의 고배를 마신 후, 세 번째 도전에서 영준이는 마침내 합격 통보를 받았다. 비결을 묻자 망설임 없이 ‘노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떨어질 때마다 실망도 많이 했지만, 꼭 합격하고 싶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연습량을 더 늘렸어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야구선수나 검사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