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20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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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6 11:03 작성자by. supan본문
뇌를 움직여라… '주산 인구' 10만명
박진우기자
“삼만팔천이백오십육원이요, 칠만사천삼백이십오원이요, 오만육백이십칠원이요….”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주산ㆍ암산학원이 부활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계산기, 컴퓨터에 밀려 주산은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 정도로 여겨졌고, 면소재지까지 들어섰던 학원들도 하나 둘 자취를 감췄다. 한국주산협회 집계에 따르면 2000년 전후로 전국의 주산학원은 100여 곳에 불과했다. 그렇게 주산은 디지털에 밀려 사라져가는 아날로그의 추억이 되는 듯 싶었다.
고사위기에 처했던 주산을 되살려낸 것은 역설적으로 과거 주산을 배웠지만 주산을 외면했던 부모들이다. 스스로 디지털 치매를 겪는데다 아이들마저 계산능력, 창의력이 떨어지자 자신들이 배웠던 ‘주산의 힘’을 깨달은 것이다. 지난해 한국주산협회가 집계한 전국의 주산ㆍ암산학원의 숫자는 5,000여 곳. 방과후 학교에서 운영하는 주산, 암산 수업을 제외한 숫자다. 주산을 배우는 인구도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산을 배우는 어른도 적지 않다. 뇌의 활동을 촉진시켜 계산능력, 기억력을 높여주는데다 주산 인구 증가에 따른 취업이나 창업 아이템으로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평생교육원 등에서 주산 및 암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만도 숙명여대, 서울교대 등 20여 곳에 이른다.
강상국 한국주산협회장은 “과거 주산이 학업이나 취업 등을 위해 배워야 하는 기술이었다면 최근 주산이나 암산은 계산능력, 창의성 개발을 도와주는 과학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주산, 암산을 배울 수 있는 곳도 학원뿐 아니라 방과후 학교, 공부방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